3 voix 세 목소리 (2020)
Performance
어린 시절 학교에 가지 못해 뒤늦게 한글을 배우게 된 남양순, 장선자, 황복님 할머니, 자신의 성폭행 피해 경험을 밝히며 미투 운동을 대중화시킨 배우 Alyssa Milano, 위안부 피해자로서 인권 운동을 펼친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을 낭독하며 각각 서로 다른 세 녹음기에 녹음한다. 이들은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생겨왔던 다수 여성 피해자들의 대변인들이다. 작가는 각 증언을 읽을 때마다 녹음하고, 그다음 녹음본을 재생 시키고, 그리고 그 재생되는 소리 위에 또 다른 증언을 읽으며 다시 녹음하는 과정을 취한다. 이로써 생존자로서 발화한 증언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겹겹이 쌓여간다. 그들을 대리해 발화하는 작가는 또 다른 대변인이 된다. 녹음기에서 반복 재생되는 말소리들과 작가의 손에 들린 손전등으로 거대하게 생겨난 그림자가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우며 익명의 피해자들이라는 환영적 존재들을 가시화하고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