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언어게임> Language-game(2022)
Solo exhibition, Spacewave Pado, Seoul
<언어게임>은 시청각적 미적 요소로 재가공된 오브제로서의 언어를 이용해 탈언어(Délangage)적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불편한 ‘실수’들과 ‘실패’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르는 언어에 균열을 내고, 익숙해진 언어를 통해 재생산되는 진부한 표현과 관용적 관념들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권위를 당연히 인정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권위에 대한 믿음 체계를 비트는 방식으로 퍼포먼스와 영상 작업을 한다. 그 중 프랑스에 거주하는 동안 언어의 권위적 속성 - 사회 구성원의 집단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국가기관, 종교, 정치세력 등에 의하 감시, 관리되며 발생되는 언어의 권위 - 에 집중하였다. 예컨대 중성 대명사가 없는 프랑스어 문법에선 여성 대명사보다 남성 대명사가 우선시 되어 여성 10명과 남성 1명을 복수 대명사로 ‘그들'이 아닌 ‘남성들’이라 부른다. 작가는 프랑스어 뿐 아니라 여러 언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대상화 현상을 경험하면서 탈언어적 게임들을 고안하였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언어는 자유롭게 해체되고 재창조되면서 언어가 가리키고자 하는 실체에 거리 두기를 권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이론에서 인간의 언어 현상이 규칙과 참여자, 하나의 장場으로 구성된 게임에 비유되듯이, <언어게임>의 작품들은 ‘시’, ‘놀이’, ‘번역’, ‘비언어적 퍼포먼스’ 등의 규칙을 제시하며 관객들을 게임의 장으로 초대한다. 게임 속에서 언어들은 시의 행간, 비문과 오타, 서로 다른 언어 사이의 간극, 제스쳐와 표정 등의 형태를 거쳐가며 실패하거나 재탄생하고, 유토피아적 언어의 가능성을 꿈꾸게 하며, 나아가 젠더, 종교, 인종, 환경, 미디어 등의 차원에서 언어가 주변으로 규정하는 것들에 주목하게 한다.